늦단풍 여행지를 찾아서

10월, 추석이 낀 긴 연휴로 밀린 일을 정리하다 보니 벌써 11월에 들어섰다. 올해는 꼭 단풍구경을 가야지 했는데 바쁜 일과로 단풍구경을 가지 못했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중북부 지방의 단풍은 이미 절정을 지나 낙엽이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남부의 몇몇 지역은 11월 초에 절정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깊어가는 가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에서 추천하는 단풍 명소와 함께 가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1. 지리산 피아골 명품 단풍

▲ 피아골 계곡의 단풍 (사진 출처 : 구례군청)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리산은 사시사철 등산객과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로 늘 북적거린다. 겨울에는 상고대와 눈 쌓인 깊은 산, 봄에는 산수유와 진달래 철쭉, 여름에는 짙은 녹음과 시원한 계곡, 그리고 가을에는 온 산을 붉게 물들인 단풍이 있기에 지리산은 사계절 모두 환영받는 곳이다. 혹시 가을 지리산을 갈 계획이 있다면 11월 4일부터 5일까지 열리는 피아골 단풍축제 기간에 가는 것이 좋다. 중부권의 단풍은 이때쯤 다 져 볼 것이 없지만 피아골의 단풍은 이때가 가장 보기 좋기 때문이다. 지리산 피아골 직전마을에서부터 피아골 대피소까지 약 4km 구간의 단풍이 정말 보기 좋은데 시간으로는 평균 4~5시간 정도 걸린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하지만 붉게 물든 피아골 계곡의 단풍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언제 가는지도 모르게 갔다 오게 된다.

올해 지리산 피아골 단풍축제는 '삼홍(三紅)과 함께하는 오색단풍 여행'이란 주제로 개최된다. 6개 부문, 총 27 종목으로 다양한 행사가 계획돼 있다. 축제 기간 동안 진행되는 공식 행사로는 천왕봉산장 앞에서 단풍제례와 단풍마을 음악회, 관광객과 함께하는 어울 마당 등이 진행되며, 단풍구경을 하는 초입인 직전마을에서는 작은 음악회가 양일에 걸쳐 12시와 3시, 2회 진행된다. 이 외에도 천왕봉산장 주차장과 피아골 단풍을 구경하는 길목 사이사이에서 족욕체험이나 페이스페인팅, 오색 향초 만들기, 구례 전통차 시음과 같은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지리산 반달곰을 찾아라!'와 같은 행사는 위치추적기로 반달가슴곰 인형을 찾으면 소정의 상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아이들과 함께 반달가슴곰을 지리산에 방사한 이유와 반달가슴곰을 찾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면 더욱 유익한 단풍구경길이 될 수 있다.

2017 지리산 피아골 단풍축제  http://korean.visitkorea.or.kr/kor/bz15/where/festival/festival.jsp?cid=635605




2. 조선8경 내장산 단풍

▲ 내장산 단풍 (사진 출처 : 블로거 아침향기)

전라북도 정읍과 순창군 경계에 위치한 내장산은 지리산, 월출산, 천원산, 방장산과 함께 호남 지방의 5대 명산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산세가 깊고 넓지만 완만하고 거칠지 않아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던 명산이다. 원래 내장산은 영은산이라 불리었으나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게 많다고 해 내장(內藏)산이라 불리게 됐다.

특히 내장산의 단풍은 500여 년 전부터 단풍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 때문에 내장산을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내장산의 단풍 구경은 내장산의 내장사와 백암산 백양사를 돌아보는 코스가 최고 중에 최고의 코스다. 내장사는 누구나 인정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단풍 명소이고 백양사의 단풍 또한 내장사에 못지않은 풍경을 보여준다. 내장사에서 백양사로 이동하려면 제법 거리가 있어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이런 번잡스러움이 싫다면 매표소에서 내장사까지 이어지는 붉은 단풍나무 길을 걸어도 내장산 단풍을 구경하는데 충분하다. 여기에 좀 더 욕심을 내 본다면 내장사 입구에서 내장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케이블카를 타고 단풍 구경을 하는 것도 좋다. 다만 단풍 축제 기간 동안에는 단풍객들이 많아 케이블카를 타려면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올해 내장산의 단풍 절정은 10월 말에서 11월 초까지 이어지는데, 이에 따라 내장산 단풍축제도 10월 21일부터 11월 6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된다.




3. 팔공산 가을 단풍

▲ 팔공산의 단풍 (사진 출처 : 경동사복회)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팔공산은 도심에 위치한 산으로는 제법 높은 1192m로 사계절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산이다. 특히 팔공산은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데, 다른 지역에 비해 단풍이 늦게 시작해 절정도 늦게 오기 때문에 늦은 단풍 구경을 가기에 좋다.

물론 도심에서도 가까워 다른 단풍 명산에 비해 손쉽게 구경이 가능하다. 땀을 흘리지 않고 산을 덮은 단풍을 구경하고 싶다면 용수동에서 해발 820m까지 오르는 케이블카를 이용해 구경하는 것이 좋으며, 단풍과 함께 억새를 보고 싶다면 동촌유원지로 목적지를 정하면 된다. 노랑 은행잎과 함께 붉은 단풍을 구경하고 싶다면 공산댐에서부터 공산터널, 백안삼거리, 도학교로 이어지는 팔공로 은행나무 길을 달리면 되고, 긴 호흡을 가지고 걸으며 여유롭게 단풍을 구경하고 싶다면 팔공산 올레길 5코스를 이용하면 도심의 가을 풍경과 함께 팔공산의 아름다운 단풍을 구경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도학동 팔공컨트리클럽 삼거리에서 용수동 팔공산 심천랜드까지 이어지는 11km의 도로는 팔공산의 아름다운 단풍을 가장 편하고 쉽게 구경할 수 있는 구간이다. 왕복2차로의 순환도로를 따라 2700여 그루의 단풍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11월 초 절정을 이룬다. 팔공산에서도 단풍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진행됐다. 단풍축제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실망하긴 이르다. 팔공산의 단풍은 11월 초가 절정이기 때문에 11월 중순까지는 화려한 단풍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