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정치, 경제, 산업, 보건,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위생, 건강과 관련된 소비가 증가한 것은 물론 유통분야에서는 온라인 구매와 배달이 늘어나고, SNS에서는 홈트레이닝, 홈카페 등 홈라이프 관련 키워드가 급증했다. 문화 영역에서는 공연장, 영화관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 Over The Top Service) 이용량이 증가하는 등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이른바 '언택트(Untact)', 즉 비대면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경향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의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같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비대면 사회로의 이행을 뒷받침해주고 있어, 과거와 달리 시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어디서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회가 앞당겨지고 있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이하 KINAC)의 교육분야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핵비확산·핵안보 인력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국내외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INSA)의 교육 현장이 그 사례이다. 이번 호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철저한 거리두기에서부터 교육방법의 변화까지 KINAC의 적극적인 대처 현황을 살펴본다.

철저한 방역과 이러닝 경험 활용

법정 교육 강의장은 전문 업체를 통해 철저히 방역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어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20.05.06)을 발표하였고, 정부 및 유관기관은 집합교육 실시 시, 정부의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여야 한다. 물리적방호, 원자력통제교육 등 법정 교육을 시행하는 KINAC은 정부의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선 교육 훈련 대상자와 출강 강사의 건강 상태와 해외 여행력을 사전에 확인해 해당 사항이 있을 경우 배제한다. 또한 집합교육의 형태로 진행되는 교육의 경우 교육생 간 최소 1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강의 장소와 과정별 교육 운영 시간도 조정해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관별, 직군별로 시간대를 구분하거나 교육 장소를 본원 강당과 교육훈련센터 강당 두 곳으로 나눠 진행함으로써 교육생간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한다. 한 강의에 많은 교육생이 몰릴 경우, 소속기관과 협의하여 교육생 수를 강의실 규모에 맞게 조정하고 있다.

또한 강의 종료 후에는 전문 업체를 통해 철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접수 시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을 확인하고, 전 교육생 대상으로 코로나 예방을 위한 확약서를 작성하게 하며 강의 시에는 수시로 환기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집합 교육만이 인정되는 일부 교육을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하였으며, 온라인 교육 실시가 불가피할 경우를 대비해 추가로 온라인 교육이 가능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격 국제훈련 과정 개발 추진

KINAC은 국내 법정 교육뿐만 아니라 국제 핵비확산·핵안보 체제 강화 기여를 위해 원자력 협력국 및 원자력 도입국을 대상으로 국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국제 교육은 핵비확산·핵안보 분야의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 자체 교육과정과 KINAC-IAEA(국제원자력기구) 공동개최 교육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이 심각한 만큼, 현재 예정된 국제 교육은 취소된 상태다.

대신 KINAC은 원격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원격교육이 가능한 과정을 개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코로나19가 초래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온라인을 통한 원격교육이다. 포스트(Post) 코로나 시대에는 온·오프라인 교육이 혼합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KINAC은 오프라인 중심이던 국제교육 과정 외에 금년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도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개발하기 시작하였으며, 향후 집합교육과 온라인 교육을 병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KINAC은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교육 참석자 간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의 수칙을 지키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IAEA와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일본의 경우에도 IT 기술을 활용하여, 강사와 교육생이 하나의 온라인 공간에 모여 정보를 주고받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국가핵보안국(NNSA)이 대면 워크숍과 강의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으며, 워크숍 혹은 강의 내용을 녹화하여 공식홈페이지에 제공하는 방식인 온라인 컨퍼런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IAEA에서도 온라인 강의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IAEA에서는 그동안 원자력 분야 종사자를 위해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운영해 왔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이 온라인 학습 과정에는 원자력 안전, 보안 등 원자력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강좌가 개설돼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온라인 플랫폼의 활용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IAEA는 올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 훈련을 위한 '웨비나(웹과 세미나가 합쳐진 말로, 온라인을 통해 세미나나 회의 등을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것)'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로나 대응을 위해 많은 기관이 이를 활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이러한 형태로 2020 원자력안전규제정보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IAEA는 2016년부터 원자력 분야의 과학기술과 관련된 고품질의 교육 자료를 공유하고 온라인 학습 과정을 개발할 수 있는 아시아 원자력 기술 교육 네트워크 프로젝트도 수행 중이다. KINAC 역시 IAEA와 협력하여 교육훈련과정을 개발할 예정이며, 기존 오프라인 교육의 강점인 실습형 교육을 온라인에서도 구현‧체험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즉, 온라인 국제교육의 신설과 온․오프라인 통합형 교육으로 학습 공간 제약을 벗어나 학습 기회를 확대하도록 할 예정이다.

원자력 분야는 안전을 위해 고도로 훈련되고 유능한 인력이 필요함에 따라 교육과 훈련은 필수적이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KINAC은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러닝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핵비확산과 핵안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