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함께 모인 KINAC 신입직원 9인방. 왼쪽부터 차례대로 물리적방호실 김우섭 연구원, 수출입통제실 고한솔 연구원, 비확산기술지원센터 김명수 선임연구원, 수출입통제실 김수현 연구원, 안전조치실 김현주 선임연구원, 기획예산실 김빛나 행정원, 안전조치실 송원종 연구원, 기획예산실 양현모 행정원, 교육훈련센터 김혜승 연구원.

2019년에 입사한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 신입직원 9명이 어느 덧 6개월에서 1년차가 됐다. 모든 시작이 그렇겠지만 좌충우돌하며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다시 일어섰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간이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야 KINAC의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의 능력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슬기롭게 신입의 터널을 거쳐 날아오르고 있는 KINAC 신입직원 9인의 적응기를 들어보자.

늦었지만 입사를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교육과 적응을 위해 순환근무를 통한 직무훈련을 했다고 들었는데, 어떠셨나요?

김수현 : KINAC 입사 후에 안전조치실, 수출입통제실, 물리적방호실, 사이버보안실을 포함한 규제이행 분야의 모든 부서별로 2주씩 근무를 했습니다. 그 덕분에 각 부서의 업무와 분위기를 알 수 있어 좋았어요. 다른 부서에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알아야 서로 소통을 잘 할 수 있고, KINAC의 핵심 역할도 파악할 수 있거든요.

김빛나 : 신입직원 직무훈련과 순환근무를 받으면서, 제일 좋았던 건 동기들과 내내 같이 있어서 서로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저희는 2달이라는 교육시간이 주어졌거든요. 그리고 또 지원부서에 있는 저로서는 사업부서 분들의 얼굴을 익힌 게 업무에 큰 도움이 됐어요. 부서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알 수 있었구요.

기억에 남는 부서가 있었다면요?

양현모 : 저는 물리적방호실이 기억에 남았어요. 업무상 딱딱한 분위기를 연상했는데, 나이대가 비슷한 분들이 많고 하는 일도 공통분모가 많아서 그런지 부서원들끼리 분위기도 좋고 재미있게 일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저희 기획예산실만큼이나 좋은 것 같아요.

김현주 : 저는 비확산기술지원실에 있다가 3월말 조직개편으로 안전조치실로 왔는데, 이전에는 소문만으로 안전조치실에 대해 무섭다는 인상이 있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겪어보니 말은 툭툭 내뱉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배려심 많은 '츤데레' 스타일이더라고요. 그리고 직무훈련 때 안전조치 업무 지원을 나가면서 평소 가기 어려운 연구시설이나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등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기도 했어요. 지원하던 역할에서 지금은 안전조치실 구성원이 되었으니 신기하네요.

입사 초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양현모 : 전임자가 인사이동 되면서 충분히 인수인계 받을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업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했어요. 일정도 몰아치니 정신이 없었지만, 부딪히며 배우는 게 많으니까 힘들면서도 뿌듯했어요. 당시에는 힘들어도 지나고 보면 다 도움이 되는 경험이었어요.

김우섭 : 일하다보니 출장, 구매 등 행정 절차가 많더라고요. 행정 절차에 따라 서류 갖추는 일에서 조금 어려웠어요. 그래도 저희 실에서 오래 근무한 선배님들께서 친절하게 잘 가르쳐 주셔서 익숙해졌습니다.

신입직원들은 대부분 처음 접하는 행정업무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하면서도 직접 부딪히며 금방 적응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김명수 : 저도 행정 업무에 익숙하지 않아 익숙해지면 5분도 안 걸리는 업무가 1시간 이상 걸리기도 했어요. 연구를 하려면 이미 지난 과거 내역을 알아야 하니 이를 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들고, 또 여러 가지 업무가 상존해서 생각보다 연구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어려웠죠.

송원종 : 저는 안전조치 업무 특성상 출장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국가검사와 갑작스러운 IAEA 사찰 지원으로 출장을 가게 되는 경우가 많았고, 작년 근무일 중 거의 절반인 53일을 출장으로 보냈습니다. 그래도 제 선임이 잘 챙겨주시고 업무도 알려주신 덕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빛나 : 저는 일을 빨리 배우려고 지금은 다른 부서에 계신 전임자 분께도 물어보지만, 제 보고라인에 계신 분들께도 많이 물어봐요. 어려운 분들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잘 설명해 주세요. 더 폭넓은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 주시죠. 물어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찾아보고 사업부서에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기도 해요. 직접 가서 얘기하고 눈으로 보고 익히는 게 도움이 돼요.

부서에 배치되어 업무를 해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요?

김혜승 : 저는 교육업무가 처음이라 쉽지 않았어요. 교육 기획이라는 것이 특히 어려워 자문을 구하기도 했죠. 그리고 국제교육이니 영어로 하는 회의가 많아 영어가 굉장히 중요해요. 취업 준비할 때보다 요즘 더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최근엔 코로나19 때문에 화상회의를 많이 하는데, 특유의 억양을 가진 전 세계 사람들을 상대하게 되니 알아듣기 힘든 부분이 있어요. 대화하기보다 리액션만 좋아지네요. (웃음)

고한솔 : 저는 원자력물품의 수출입통제를 위한 통합시스템인 NEPS를 담당하고 있어요. NEPS는 관련 고시와 시스템이 일치해야 이용자인 사업자와 심사자 모두에게 문제가 없는데, 현재 시스템은 고시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종종 있어서 보완이 필요합니다. 그러려면 고시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보완할 부분도 찾아야 해서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NEPS는 사업자, 대학교 등이 사용하는 민원시스템이기도 해서 시스템 이용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온라인 게시판뿐만 아니라 메일, 전화 등 다양한 경로로 문의를 받고 있어요. 업무에 더 숙달돼서 여러 문의에 능숙하게 대응하고 싶어요.

송원종 : 안전조치 검사 과정에서 검증을 위해 장비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현장에서는 파손없이 검사하는 비파괴분석이 많아요. 하지만 제가 비파괴분석 장비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지라 더 공부하고 있고, 관련된 과제에도 참여해서 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우섭 : 제가 원자력을 전공하기는 했지만 물리적방호 업무는 사실 관점이 달라요. 공학보다는 방호와 규제 측면에서 새로 공부해야 할 게 많아요. 물리적방호 관련 법령, 체계는 모두 처음 접하는 분야라 어려움이 있어 꾸준히 공부를 해나가려 합니다.

입사 후에 본 KINAC은 어떤가요?

고한솔 : 큰 회사는 아니지만 젊다는 게 제일 좋아요. 평균연령 39세로 구성원이 젊으니 벤처 같은 느낌도 나고요. 저희로서는 아무래도 소통이 더 수월하죠. 그리고 담당자의 권한도 많아 좋기도 하고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김수현 : KINAC 여직원 비율이 30% 정도인데 원자력계에서 무척 높은 편이예요. 그만큼 공정하게 직원을 채용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여성분들이 많아서 편할 때가 종종 있어요.

김혜승 : 저는 유연근무제가 마음에 들어요. 전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는 편이지만, 운동을 가거나 일이 있을 때 출퇴근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해요.

김명수 : 제가 출근하는 길은 막히는 시간이 일정치 않아요. 전에는 지각할까봐 불안해하면서 출근했는데 유연근무제로 마음이 편해졌어요.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생활을 윤택하게 만들어줘요.

'이제 제법 회사에 적응했다'라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요?

김혜승 : 전화가 와도 당황하지 않을 때요. 입사 초에는 제게 전화가 오면 '나한테 왜 전화를?'이라고 생각했고, 조용한 사무실에서 전화 받는 게 쑥스러워 나가서 통화를 하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요즘은 사무실에서 자연스럽게 통화할 수 있게 됐어요.

김수현 : 같은 실 분들과 친해졌다는 생각이 들 때요. 선배님들에게 질문할 때 예전에는 눈치보고 망설였는데, 지금은 바로 자리로 찾아가 물어보거든요.

김명수 : 저는 KINAC에서 박사후연수생을 한 덕분에 입사 초 회사 적응에 별로 어려움은 없었는데, 오히려 요즘 더 긴장되는 것 같아요. 연수생 때보다 과제책임자로서 근무하는 지금 신경 쓸 것이 더 많고, 모르는 것을 여쭤보는 것도 조심스러울 때가 있어요. 요즘은 자기 전에 다음 날 일정도 확인하고, 아침에 하루를 그려보면서 출근합니다.

동료나 선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김빛나 : 사업관리 업무를 하다 보니 각 부서의 실무자분들이 저에게 많이 물어보세요. 저로서는 질문을 받으면 최대한 빨리, 잘 알려주고 싶어서 여기저기 물어보기도 하고 스스로 알아보기도 하고 그래요.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기도 하고, 아직 모든 업무를 통달한 게 아니라 확인하고 대응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해요.

김명수 : 간혹 신입직원을 어려워하는 선배들도 있더라고요. 저희가 모든 분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지 못하는데, 먼저 건네는 선배의 말 한마디가 소통의 물꼬가 되더라고요. 신입을 어려워하지 마시고 먼저 다가와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현주 : 제가 부끄럼도 타고, 좀 느려 보일 수 있지만 적응하고 있으니 부담 없이 일 시켜주세요! 그리고 박사님이라고 부르기보다는 편하게 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우섭 :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KINAC 신입직원 9인방은 모두 다른 동료, 선배와의 소통이 직무 이해와 업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비결이었다며 신입 후배들에게도 동료 및 선배와 가깝게 지낼 것을 강조했다. 소통의 중요성을 아는 신입직원 9인방이 KINAC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켜갈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올해 7월, 10월에 신입직원이 들어오는데, 신입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김빛나 : 우선 취업 준비 기간 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걸 극복하고 입사한 걸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KINAC은 개인에게 주어진 책임과 권한이 커서 익히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으니 많이 공부하시고 궁금하신 거 있으면 언제든 저를 찾아주세요.

김우섭 : 부서배치 받고 나면 다른 부서와 같이 만나는 기회가 제한적이에요. 직무훈련 기회를 잘 살려서 선배들과 가까워지길 권해요.

김수현 : 저는 초반에 긴장해서 잘 못 웃었어요. 웃으면서 인사해주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작은 노력이지만 인상을 좌우하기도 하고. 긴장하지 말고 웃으며 인사했으면 좋겠어요.

김현주 : 성격이나 업무 탓에 타 부서와 교류할 일이 적을 수 있어요. 그런데 겪어보면 다들 좋은 분들이라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고 활발하게 교류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김혜승 : 행정처리가 힘들 텐데, 부서의 선배 누구든 본인과 잘 맞고 편안한 사람이 있다면 사수로 삼고 업무도 물어보고 친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고한솔 : 합격 후 입사 전인 상황이라면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해요. 직장인이 되는 건 인생의 큰 전환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전에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도 정리하고 이전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송원종 : 저희는 규제이행을 하고 있고, 주무부처와 사업자 사이에서 가교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외적으로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해요. 기관을 대표하는 입장이 되기도 하구요. 처음에 사업자를 만날 때 말실수를 할까봐 걱정했는데, 그렇게 겁을 먹을 필요는 없더라고요.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사전에 선배들한테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시간도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