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소통과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원자력 규제SUMMARY
- 일시 : 2023.02.01.(수)~2023.02.02.(목)
- 장소 : 대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
- 참석자 : 규제기관 및 원자력시설의 관련 업무 담당자 200여명
2023년 2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KINAC/INSA)에서 2023년도 물리적방호·사이버보안 관계기관 연례 워크숍이 열렸다. 매년 진행되는 워크숍은 규제기관과 원자력 사업자들이 모두 모여 현안을 논의하고 애로사항 등을 나누며 소통하는 자리다. 올해는 특별히 물리적방호와 사이버보안 워크숍을 함께 진행해 그간 규제 분야별로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것에서 벗어나 서로가 하는 일을 공유하며 더 긴밀한 협력과 규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올해 워크숍에서는 지난해 물리적방호와 사이버보안 분야의 규제이행 결과를 보고하고, 2023년의 계획을 소개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진행되던 워크숍은 올해 다시 대면 행사로 개최됐는데, 200여 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석해 대강당을 꽉 채웠다. 한국의 핵비확산‧핵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담당자들이 모인 워크숍 현장을 찾았다.
드론 대응을 포함한 2023년 물리적방호 및 사이버보안 규제 계획

워크숍은 이영욱 KINAC 핵안보본부장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이 본부장은 "이번 워크숍에서 각자의 전문성과 다양한 시각으로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다"며 "물리적 방호와 사이버보안 규제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신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방사선방재국장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신 국장은 "2022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방사선 방호에 관심이 많았던 한 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근 북한 무인기 사건을 계기로 드론 규제가 최우선 순위로 떠오름에 따라 국가 중요시설에 대해 안티드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분야도 규제 기반 체계를 계속 구축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개회사와 환영사가 끝나고 본격적인 워크숍 순서가 시작됐다. 김태윤 원안위 원자력안보팀 팀장이 2022년 업무 실적과 2023년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전 원전 방호구역 내에 핵심구역을 설정하고, 5차 설계기준 위협을 반영해 방사선 기준을 강화하는 등 물리적방호 체계를 개선했다.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도 망 분리, CDA 관리, 외부저장매체 통제 강화 등을 통해 보안에 힘썼다.

그럼에도 최근 물리적방호 및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는 신규 이슈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면밀한 대응 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생겼다. 우선 원안위는 북한 무인기와 전자기펄스(EMP) 등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실효성 있는 드론 대응 장비 운용 체계를 구축하고, 시나리오 기반의 EMP 방호체계를 보완할 예정이다. 또 울진 산불이나 태풍 힌남노 등 자연재해로 인한 위협도 커지면서 사건이나 사고 대응 체계(보고, 전파, 대응)를 주도면밀하게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은 전쟁이나 테러의 가능성이 크지 않다 보니 시나리오나 훈련이 '형식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원안위는 올해부터 실전 훈련 시나리오를 개발해 훈련 참여를 확대하고, 평가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제약이 많았던 현장방문과 소통도 확대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현장 실무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며 한층 더 고도화된 대응 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원안위와 KINAC 물리적방호실과 사이버보안실에서 2023년 물리적방호와 사이버보안 심·검사, 훈련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2023년에는 물리적방호 검사 체계를 개편한다. 발전소별로 실시했던 정기검사를 부지별 정기검사로 변경하고, 중복된 검사절차를 최소화해 편의성을 높이면서 현장 검사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진행한다.

물리적방호 훈련 체계도 개편하고 평가를 강화한다. 중점평가 구역을 선정해 훈련하고, 타 사업소 참여를 통한 교차 평가와 외부 전문가를 활용한 외부평가를 시범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또 획일화된 훈련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나리오를 개발해 방호비상조직별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는 핵안보를 위협하는 사이버공격을 예방·탐지·대응할 수 있는 체계와 함께, 사이버보안 공격에 따른 대응과 훈련을 위해 원전의 운전 계통을 모사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원자력시설에 대한 정보시스템 보안 규정도 개정할 계획이다.
규제기관과 실무자들의 소통의 장
발표가 모두 끝난 이후에는 규제기관과 실무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실무자들은 현장에서 겪은 경험과 어려움을 바탕으로 건의사항과 개선점을 제안했다. 워크숍 내내 화두로 떠오른 드론과 관련된 질문과 제안이 쏟아졌다. 불법 드론에 대응하거나 조종자를 검거하는 등 적극적인 방호활동이 이뤄지려면 법률적,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해 효율적으로 외부 침입을 탐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정훈 KINAC 물리적방호실 실장은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최신 기술 동향을 항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워크숍 등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해보겠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인원이 부족한 소규모 원자력 사업자들을 배려한 일정 공유, 온라인 교육 대체, 교과 훈련의 횟수 조정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건의사항도 있었다.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는 정기검사 시 권고·지적사항이 이해하기 쉽게 간결하고 명쾌했으면 좋겠다는 건의사항이 있었다. 또 물리적방호 담당자가 사이버보안 업무까지 병행하고 있어 동시다발적인 장애 등의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신속 대응이 어렵기에 사이버보안 전담자 인력 배치 의무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정호 KINAC 사이버보안실 실장은 "사이버보안은 원자력 규제 분야에서 가장 늦게 규제가 시작됐고, 일반 사이버보안과도 다른 측면이 있어서 규정에 대한 이해 정도가 달라 실제 사업자들이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며 "담당자들과 차근차근 소통해서 정보시스템의 보안 규정을 좀 더 구체화·상세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드론 계획과 2023년 법정 교육 추진 계획 발표

워크숍 둘째 날에는 KINAC에서 2023년 물리적방호와 사이버보안 법정 교육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원자력 사업자는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에 대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매년 지정된 시간의 물리적방호 법정 교육을 받아야 한다. 2022년은 총 52회의 교육을 실시해 2,384명의 인원이 교육을 이수했다. 사업자 교육 여건을 고려해 출장교육을 확대했으며, 교육만족도 96.4점, 현업적용도 95.8점으로 최근 3년간 최고점을 달성했다.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육과정에도 신규 교과목을 편성했는데, 2023년에는 테러와 안티드론 관련 교육을 추가해 실시할 계획이다.
이틀간의 워크숍을 통해 KINAC은 실무자들의 고충과 더 나은 핵안보 체제를 만들어가는 데 밑거름이 될 소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KINAC은 이 의견들을 바탕으로 사업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선할 부분을 고민해 업무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2023년에도 KINAC은 규제 현장에서 수평적으로 실무자들과 소통하고 협력해 핵비확산과 핵안보 활동에 힘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