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는 당신을 위한
넷플릭스 명작 추천
컬처

세계는 지금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강도 높은 '거리두기'를 실천 중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생활속 거리두기'로 완화했지만 지난달까지만해도 많은 사람이 방역 당국에 협조하여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동참하고자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매우 흥미로운 사회 변화가 생겨났다. 게임과 배달 서비스는 물론이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이용량이 폭증한 것이다. 이제 '안방극장'은 TV가 아니라 인터넷 스트리밍이 만들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처음에는 그저 기존 영화를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였던 넷플릭스는 현재 전 세계 창작자들을 모아 천문학적인 제작비를 쏟아 부으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그래서인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재미와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이 많다. 넷플릭스 명작 영화를 보며 갑갑함을 잊으면 어떨까. 나와 가족, 이웃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당신에게 넷플릭스의 명작들을 소개한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 <옥자>

무분별한 동물 도축과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옥자>는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인류가 위험해 처한 오늘날,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옥자>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이다. 개봉 전부터 넷플릭스가 제작비의 전액(560억 원)을 지원해 화제를 모았고 제이크 질렌할, 틸다 스윈튼, 폴 다노 등 할리우드의 명배우들이 출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변희봉, 최우식, 윤제문이 출연했고, 당시 13살 소녀였던 배우 안서현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옥자>는 봉준호 감독의 전작 <괴물>처럼 괴수가 등장하는 영화이다. 그러나 사람을 해치는 무서운 괴수가 아니라 거꾸로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도살되는 순한 괴수이다. 미국의 거대 회사인 미란도사는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돌연변이 돼지들을 다수 만들었다. 그중에 한 마리가 강원도에서는 할아버지와 손녀에게 분양됐다. 소녀 미자는 돌연변이 돼지에게 '옥자'라는 이름을 붙이고 가족처럼 정성스럽게 돌본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미란도사 직원들은 계약만료라는 이유로 옥자를 뉴욕으로 데려간다. 미자는 분노하며 옥자를 되찾고자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영화 <옥자>는 반려동물을 되찾고자 좌충우돌하는 소녀 미자의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한 윤리적 비판을 가한다. 그저 이익만을 위해 생명체를 도구로 활용하는 자본주의 사회와 비윤리적인 공장식 도축이 그 대상이다. 영화의 말미, 옥자와 똑같은 수많은 돌연변이 돼지들이 차례로 도살되는 장면은 감독이 실제 도살장을 보고 느낀 충격을 재현했다고 한다. 슬프게 울부짖는 돌연변이 돼지들의 모습은 그저 고기를 얻으려고 감정을 느끼는 동물을 가두고 죽이는 우리 행동이 정말로 괜찮은지 성찰하게 한다.

오늘날 윤리적인 가축 사육과 동물 복지는 주요한 사회 현안이 되었다. 조류 독감, 살충제 계란 같은 문제는 사실 동물의 행복을 고려하지 않은 인간의 탐욕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발디딜 틈 없는 사육장은 당연히 감염병에 취약하고 동물의 이런 상황은 공중 보건에 악영향을 미친다. 바로 동물에게서 인간으로 전파되는 인수 공통 전염병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 <옥자>는 인수 공통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질문한다. 꼭 그렇게까지 욕심을 부려야 했을까. 우리는 스스로에게 화살을 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술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블랙 미러-밴더스내치>

<블랙 미러-밴더 스내치>는 시청자가 직접 이야기의 분기를 선택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영화다.

<블랙 미러>는 영국의 지상파 TV에서 방영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SF 드라마로 사회풍자로 유명한 코미디언 찰리 브루커가 제작해 더 인기를 얻었다. 시즌 3부터는 넷플릭스만을 통해 공개되고 있으며 인기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블랙 미러-밴더스내치>라는 제목으로 오리지널 영화를 만들었다.

<블랙 미러>는 고도화된 미디어와 정보 기술로 인해 미처 우리의 윤리관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적 상황을 다룬다. 예를 들어, 작은 캡슐을 몸에 심어 기억을 온전히 보존하고, 원할 때마다 재생할 수 있는 미래 세계에서 우리의 인간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더 구체적으로 현실의 부부나 커플의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그냥 한 번 다투고 넘어갈 사건도 선명한 기억을 되돌려보며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을까? <블랙 미러>는 이런 세계를 창조해 인물들이 파국으로 치닫는 갈등을 만들어 기술 발전이 인간 조건을 어떻게 바꾸는지 미리 보여준다.

<블랙 미러-밴더스내치>는 이런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한 가지 더 특별한 시도를 했다. 바로 시청자가 직접 인물의 행동을 선택하게 하는 '인터랙티브 드라마'의 형식이다. 즉 나의 선택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여러 개의 결말을 갖고 있으며 선택에 따라 40분만에 끝날 수도 2시간이 넘을 수도 있다. 확인된 엔딩 수만 10개가 넘는다.

줄거리는 이렇다. 젊은 프로그래머 스테판 버틀러는 제롬 데이비스라는 사람이 쓴 밴더스내치라는 소설을 게임화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터커 소프트라는 게임 회사를 찾아가 사장과 제작자에게 게임화를 제안한다. 시청자는 버틀러가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직접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하며 이에 따라 영화 속 현실은 바뀐다.

<블랙 미러-밴더스내치>는 영화의 주인공과 시청자가 서로 교차되면서 우리 현실이 뿌리처럼 복잡하게 뻗어 있고, 한 경로에서 한 행동이 다른 경로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러면서 내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한 행동이 실제로 나의 선택인지, 혹은 여러 가지이기는 해도 결국에는 정해진 경로 안에서 좌충우돌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한다. 코로나-19로 집에만 있는 이 시기를 활용해 모든 분기와 선택지를 정복해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실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 모두의 요구를 만족시킨다.

이 외에도 넷플릭스에는 작품성을 갖춘 오리지널 콘텐츠가 아주 많다. SF,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샌드라 블록 주연의 <버드 박스>, 제이슨 시걸 주연의 <디스커버리>를 추천한다. 시원한 액션 영화를 보고 싶다면 <폴라>, <트리플 프런티어>가 제격이다. 마지막으로 웃고 즐기고 싶다면 코미디 영화인<덤플링>을 추천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어 생활 속 거리두기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당신, 넷플릭스로 지친 마음을 달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