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하면 화려한 가구, 최신식 가전, 각종 소품과 장식물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패션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이는 시대에 따라 공간의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도시와 번잡함과 직장 생활의 치열함에서 벗어나 집을 사색과 명상의 공간으로 단순하게 꾸미려는 흐름이 대세이다. 휴식과 재충전이라는 집의 기본적 의미를 다시 정립하는 것이다. 이런 삶의 태도를 미니멀 라이프라 하는데,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미니멀리스트는 꼭 필요한 물건만을 소유하고, 이미 가진 것에 만족하며, 자신에게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 당연히 미니멀리스트는 공간 또한 이런 가치에 맞게 바꾸고자 한다.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는 집을 휴식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나의 내면에 집중하게 한다. 전쟁 같은 일상에서 집은 쉼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는 단지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 미니멀리즘 인테리어의 원칙을 알아보자.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잘 버리기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는 모든 물건을 버리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원칙과 기준을 세워 물건을 버리고 보관하는 물건 또한 그 기준에 따라 잘 정리하는 것이다. ©shutterstock
모든 걸 다 버리고 휑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미니멀리즘 인테리어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비우기'는 미니멀리즘 인테리어의 시작이다.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 유행 따라 사서 차마 버리지 못한 옷들, 언젠가 읽겠다고 모은 책, 귀찮은 집안일을 덜려고 샀지만
몇 번 쓰고 방치한 각종 잡동사니들은 휴식을 방해한다. 이런 물건을 버릴 때도 무조건 버리는 게 아니라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주저함을 덜 수 있고, 나중에 후회하지도 않는다. 버리는 기준은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1년 동안 쓰지 않은 물건은 버린다',
'중복된 물건은 버린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산 물건은 버린다' 등이다.
자신만의 기준을 더해서 정리해도 된다. 다만 버리기가 너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검증된 정리 방법을 소개한다.
바로 '3개 박스 정리법'이다. 이름 그대로 큰 박스 3개를 준비한다. 그리고 각각의 박스에 다음과 같은 이름을 붙인다. 첫 번째는 '미련 없이 버리는 박스', 두 번째는 '다시 쓸 것 같은 박스', 세 번째는 '아직 버릴 준비가 안 된 박스' 식으로 말이다.
이 정리법은 물건과 작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물건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 없을 때 유용하다. 첫 번째 박스에 있는 물건은 버리거나 주변 사람에게 나눠주고
두 번째 박스는 용도별로 정리해 수납한다. 세 번째 박스는 그대로 두고 몇날 며칠을 고민하면서 천천히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한 번 더 생각해보며 물건에 대한 애도의 기간을 가질 수 있고 그런 시간을 가진 것은 나중에 물건에 대한 집착과 후회를 버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함의 미학이다
자, 이제 갖고 있는 것을 최대한 비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시 채워야 하는가? 아니다.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는 새로운 아이템을 추가하지 않는다. 핵심만 강조한다. 가장 좋은 예로 거실에 최소한의 가구,
즉 소파와 테이블 만을 남겨두었다고 하자. 그럼 대부분의 사람은 테이블 위에 꽃이나 잡지, 양초 등으로 장식하려고 한다. 그러나 단순함의 미학을 위해서는 테이블 위에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아야 한다. 미니멀리즘은 테이블은 오직 테이블의 기능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표면 위에 올려진 장식들은 결국에는
쌓이고 쌓여 번잡스럽게 된다. 그런 것들은 모두 수납함에 넣거나 아니면 강조하고 싶은 것 한 두개만 살리자.
핵심만 드러내는 단순함은 장식이 없어도 아름답게 여겨지고 사물의 제 기능을 드러내는 효과가 있다. 생각해보라. 다양한 장식품이 진열되어 있으면 오히려 장식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힘들다. 제각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물건들 때문에 시선이 분산되어 감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데 아무것도 없는 빈 테이블은 여백의 미와 함께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더구나 빨랫감이 가득한 소파, 테이블, 운동기구는 피로감만 준다. 소파는 앉고 쉬기 위해 제작됐다.
테이블은 필요한 물건을 두고 여러 작업을 하기 위해 제작됐다. 운동기구는 몸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제작됐다. 사물에게 제 모습을 찾아주는 것이 미니멀리즘이다.
물건 없이 공간을 채우는 법, 컬러
미니멀리스트라 하더라도 집을 휑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인테리어 소품을 추가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럴 때는 컬러를 활용해보자. 단순함, 간결함, 깔끔함과 어울리는 색이 있다.

화이트와 그레이 같은 낮은 채도는 차분함과 깔끔한 느낌을 준다. 너무 심심하다면 조명으로 포인트를 주자. ©shutterstock
미니멀리즘에는 낮은 채도의 색상이 어울린다. 기본이 되는 것은 화이트다. 화이트는 마치 도화지처럼 어떤 색상과도 잘 어울리며 공간을 넓게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화이트를 기본 배경으로 하고 포인트 컬러를 도입할 때는 베이지나
그레이가 잘 어울린다. 베이지는 따뜻한 인상을 주며 그레이는 세련된 느낌을 준다.
새로운 가구나 장식품을 도입하지 않고도 인테리어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 중 하나는 조명을 활용하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은 그림자보다는 밝은 공간과 더 잘 어울린다. 어둡고 그늘진 곳이 있다면 인공 조명 한 두 개로 은은한 빛을 비쳐보자. 공간이 훨씬 더 밝고 넓게 변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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